굉장히 미국 소설다운 미국 소설. 청소년들의 필독서! 라지만 현재 나의 꼰대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어른들에게도 읽기를 권장하는 바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줄거리와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 그리고 이 소설이 혁신적일 수 밖에 없었던 그 시대 배경에 대해.
1. 호밀밭의 파수꾼 줄거리
호밀밭의 파수꾼은 명문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16살 남학생 홀든 콜필드의 3박4일간의 뉴욕 모험기이다. 그는 변호사 부모님과 잘난 형제들 사이에서의 유일한 문제아다. 그는 전형적인 사춘기 증세를 쉬지 않고 보여주는데 소설의 내용을 요약하지만 이렇다. 1) '나'는 낙제를 받아 무려 4번째 퇴학을 당한다. 2) 룸메이트인 스트라드레이터와 싸우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3) 뉴욕의 값싼 호텔에 지내며 술집에서 요부들과 콜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4) 첫사랑(?) 제인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5) 엘레베이터 보이에게 영업당해 매춘부와 짧은 밤(?)을 보내지만 동정을 지킨다. 6) 매춘부와 보이에게 돈을 강탈당하고 폭행당한다. 7) 샐리 헤이즈를 만나 데이트를 한다. 8) 동생 피비에게 줄 '리틀 셜리 빈즈'의 음반을 산다. 9) 샐리에게 서쪽으로 떠나 살자고 말하지만 샐리는 거절한다. 10) 친구와 술을 마시다 우연히 학교 선배를 만나 시비가 붙게 되고 선배는 정신상담을 받아보라며 떠난다. 11) 샐러에게 전화해 주사를 부린다. 12) 피비를 보기 위해 집으로 향한다. 부모님은 부재 중이고 피비의 방으로 가 그녀를 깨운다. 13) 피비는 '오빠가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묻고 '나'는 아이들을 지키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한다. 14) 집으로 돌아온 부모를 피해 숨고 피비에게 8달라 85센트를 받아 나온다. 15) 좋아하던 선생인 앤톨리니 선생 집에 찾아간다. 선생은 학교 교육의 필요성을 설득하려고 한다. 16) 잠을 자다 머리를 만지는 앤톨리니 손길에 바로 잠에 깨 집을 나선다. 변태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그 일을 잊으려 한다. 17) 무임승차로 서쪽에 갈 계획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 피비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한다. 18) 피비는 여행 가방을 끌고 와 '나'와 함께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19) 피비와 함께 동물원을 산책하고 피비에게 회전목마를 태워준다. 20) 예쁜 피비의 모습을 보며 행복감을 느끼며 다시 학교에 돌아갈 생각을 해본다.
2. 글의 매력포인트
호밀밭의 파수꾼은 읽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라고 알고 있다. 주인공 홀든의 캐릭터가 유난히 강한 탓인데 그의 캐릭터를 불쾌하고 오만하게 보는 독자와 통쾌하고 귀엽게까지 보는 독자로 나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대부분 후자에 가깝다. 이 소설은 캐릭터 소설로 화자인 '나'의 말투, 즉, 글의 문체가 매우 매력적인 소설이다. 현재 한국 부모들의 공포의 대상 사춘기소년들과 소설의 주인공 '홀든'과 1만 5천여년 전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에 적힌 '요즘 것들'은 그야말로 시대초월, 만국공통의 같은 존재로, 시대와 공간은 다르지만 그 시절에 느낄 수 있는 감정(허세, 분노, 자괴감, 자의식과잉, 질투 등)은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어 소설의 재미가 더해진다. 홀든은 매순간마다 반항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지만 동생을 향한 애정, 어른들의 부조리에 던지는 시선들에서 그의 그의 시절을 통렬히 살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잊고 있겠지만, 사실 우리 모두 그때 그 시절, 또 하나의 홀든이었지 않나(부정하지마시라~)!. 나는 결국 획일적인 사고로 반항없이, 고민없이 학교를, 사회를 받아들이는 모범생보다 스스로 사고하여 가치를 판단할 줄 아는 반항아가 더 멋진 어른으로, 사회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홀든아, 너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마!
-바로 이 전 포스팅 <이방인>의 부조리주의와 맥락이 이어져 더 재미있게 읽힌 소설이기도 했다! 글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다르지만.-
3. 시대적 배경
소설이 발표된 1950년대 미국은 보수주의의 시대였다. 이혼, 동성애는 용납되지 않고 애국주의, 인종차별 등은 분분하게 존재했다. 경제적으로는 호황의 시대로 중산층은 교외에 커다란 집을 얻어 백야드 파티를 즐기고, 냉장고, 진공청소기 등 막 등장한 가전제품의 유용함을 만끽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가정, 지역사회, 교회 커뮤니티 등 보주적인 집단에서의 교류가 중요했던 시대로 튀지 않게 사는 것이 미덕이 시대. 이런 도덕적이고 질서를 중시했던 미국사회에서는 당연히 다양성, 독창성이 결핍될 수 밖에 없었다. 단일 문화와 위선적인 사회, 은근한 감시와 통제가 공공연하여 남의 시선에 묶여있던 사회. 그런 사회에서 등장한 이 소설은 당시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주인공이라는 애가 4번이나 퇴학을 당하고도 사태의 심각성도 못 느끼질 않나, 뭘 잘했다고 가출까지 해 뉴욕의 거리를 쏘다니며 갖은 나쁜 짓은 다 시도해보질 않나, 욕설을 내뱉지 않나.. 과연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다양성과 주체의식을 잃은 당시의 청소년들에게 저항의식을 고취시키며 샐린저 현상까지 일으키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4. 마지막으로 홀든의 꿈을 적어본다.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했어. 어린 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 종일 그 일만 하는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귀엽다, 정말..)
'세계문학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무진기행> 줄거리, 무진의 의미, 주인공을 반영하는 인물 (0) | 2023.03.15 |
---|---|
[책]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인물들, 그들의 문장, 작가의 철학 (0) | 2023.03.13 |
[책] 카뮈 <이방인> 줄거리, 부조리주의 철학, 작가의 어록 (0) | 2023.03.11 |
[책] 커트 보니것 <제5도살장> 줄거리, 리뷰, 작가의 생애 (0) | 2023.03.10 |
[책] <위대한 개츠비> 줄거리, 시대적 배경, 위대함에 대해서... (0) | 2023.03.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