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 잘생겼다. 얼굴에 호기심을 느껴 완독한 그의 작품들은 대개 우울하다. 오늘은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이방인>의 줄거리, 이 작품에서 보이는 부조리주의적 철학, 그리고 공감 포인트 넘치는 그의 어록들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이방인 줄거리
"오늘, 엄마는 죽었다."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의 주인공 '뫼르소'는 무미건조한 인물로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다. 참석자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담배를 피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살짝 조는 등 유족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장례가 끝났을 때엔 드디어 12시간 잘 수 있겠구나 하며 안도할 뿐이다. 장례식 다음날 산책 나간 해변에서 우연히 만난 직장동료 마리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고 함께 밤을 보낸다. '레옹'은 뫼르소의 이웃으로 그는 뫼르소에게 접근해 뫼르소의 도움으로 자신의 내연녀을 유인해 심하게 폭행한다. 어느날 레옹은 뫼르소와 마리를 자기 친구네 해변의 별장으로 초대한다. 도착한 별장 근처에서 한 아랍인 무리를 보게 되는데 그들은 레옹의 내연내의 오빠와 동료들로 레옹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가간다. 그들과의 대립을 간신히 피해 별장으로 돌아온 뫼르소 일행. 잠시 후 다시 혼자 해변에 나오게 된 뫼르소는 복수 일행 중 한명을 만나게 되고 그가 칼을 꺼내들자 총을 쏜다. 무려 5발이나. 뫼르소는 살인 혐의로 감옥에 갇혔으나 사실 당시 시대는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백인이 아랍인을 죽인 경우 정당방위만 입증되면 크게 문제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재판은 진행될 수록 뫼르소에게 불리하게 진행된다.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그가 보였던 태도, '태양이 너무 눈부셔서 죽였다.'는 그의 변론 등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후회와 반성이 없어 보여 결국 그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사형수가 된 그에게 형무소 부속 사제가 찾아와 그의 용서를 구하고 전도하려고 하자 그는 처음으로 크게 분노한다. 그는 이제 그저 자신의 죽음에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와 증오의 함성으로 자신을 환호하기를 바랄 뿐이다.
2. 작품을 통해 보는 작가의 철학 - 부조리주의
카뮈의 소설 이방인은 그의 부조리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사회와 자신으로부터 분리되어 살아가는 초연하고 무관심한 인물이다. 그는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낸 것에 대해, 어머니가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한 것에 대해, 레옹이 내연녀를 무참히 폭행한 것에 대해, 자신이 아랍인을 죽인 것에 대해, 그 무엇에도 죄책감이나 후회의 감정 따위를 갖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에 벗어서 감옥에 갇혀있는 순간 평화를 느끼고, 부조리함을 죽음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카뮈는 모두의 삶에서 강요당하는 천편일률적인 가치와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 본인들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는 것, 그러기에 세상의 부조리함을 직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간과 세계의 사이에는 반드시 부조리가 존재한다. 우리는 부조리를 직면할 때 비로소 세상을 직시할 수 있고, 그 부조리함을 거부하고 반항할 때 자신의 현존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부조리주의, 실존주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었으나 정작 본인은 그러한 평가를 거부했다. 고정된 진리를 거부하는 실존주의자들이 다시금 고정된 진리를 만들려는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그것은 그의 철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3. 그의 철학적 어록
이 글을 쓰기 위해 그의 어록을 이곳저곳에서 찾아봤는데, 와,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할... ! 그의 실존주의, 부조리주의가 드러나는 글귀들도 많지만 진지하게 삶의 고찰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귀감 되는 글귀에서 더 큰 감동을 받았다. 볼드는 특히 좋았던 그의 말. 말. 말.
"실험을 통해 경험을 얻을 수 없다. 만들 수도 없다. 반드시 겪어야 얻는다."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들과 지나치게 관계하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일 하나에 절망하는 이는 겁쟁이다. 하지만 인류에 희망을 갖는 자는 바보다."
"자살이란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자유가 없는 세상을 다루는 유일한 방법은 너무 완전히 자유로워져서 당신의 존재 자체가 반항의 행동이 되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세게 나를 밀어붙인다 해도, 내 안에는 더 강한 무언가가 있다. 즉시 밀쳐내는 더 나은 무언가가 있다."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가장 큰 불행은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지 마라. 그것은 매일 일어난다."
"나이 삼십에, 사람은 손바닥 보듯이 자신을 알고, 결점과 자질을 정확히 알고,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을지 알고, 실패를 예언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돼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들을 받아들여라."
"가끔, 계속하는 것. 그저 계속하는 것은 초인적인 성과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를 유혹하는 인생의 맨 밑바닥에는 부조리, 그리고 더 많은 부조리만 있을 뿐이다. 아마 그것이 우리에게 삶의 기쁨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부조리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명석함이기 때문이다."
"반항은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한 생애 전체를 걸쳐 펼쳐져 있는 반항은 그 삶의 위대함을 회복시킨다. 편협하지 않는 사람의 눈에는 인간의 지성이 자신을 넘어서는 현실과 부등켜안고 대결하는 광경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은 없을 것이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이 어리석은 짓이다."
"삶이 있다. 그리고 죽음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아름다움과 우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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