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읽어도 당당한 여성 <제인 에어>. 이 소설의 줄거리와 오늘날에도 짚어보아야 할 소설의 작품 해석, 그리고 그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삶을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제인에어 줄거리
당연히 주인공은 제인 에어. 제인 에어의 어린시절부터 결혼까지의 서사를 그린 작품이다. 어릴 적 고아가 된 제인에어는 외숙부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는데 그녀를 아껴주었던 외숙부가 돌아가시게 되자 그녀의 불행한 유년시절은 더 가속화된다. 외숙모와 사촌들 집에서 차별대우를 받던 제인에어는 고아들이 교육받는 로우드 자선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로우드를 나와 가정교사로 손필드 저택에 들어가게 된 제인. 제인은 그곳에서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당돌한 성격에 못생긴 제인에어, 괴팍한 성격에 못생긴 로체스터. 어쩐지 로맨스 소설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캐릭터들은 신분차이와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에 이른다. 드디어 결혼식날, 그들의 결혼이 파토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건 바로 로체스터가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고 그의 아내가 손필드 저택에 갇혀있다는 사실. 그 충격에 제인은 손필드 저택을 빠져나오게 되지만 오갈 곳 없는 그녀는 빈사상태로 길을 헤매이다 우연히 또다른 등장인물 세인트 존의 집에 신세를 지게된다. 목사인 세인트 존과의 인연이 시작되고 그는 제인의 자립심, 인내심 등을 보고 같이 선교사로 떠나기에 적합한 상대라고 생각해 청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없는 결혼을 원치 않은 제인은 그의 청혼을 거절한다. 그 후 그녀는 로체스터가 그녀를 부르는 환상을 보게 되고 그리운 그를 향해 손필드 저택으로 돌아온다. 그녀가 떠나있는 사이, 손필드 저택에서는 큰 사달이 난 상태였다. 미친 로체스터 부인이 집에 불을 질러 저택은 재가 되고 불을 지른 부인은 죽고 로체스터는 한쪽 팔에 화상을 입고 실명이 되고 만 것. 제인은 오히려 그런 모습에 그를 지극정성으로 지키고 그들의 사랑은 더욱더 견고해지며 결국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게 된다. 아, 그리고 결국 그녀의 정성으로 그의 눈도 회복되었다는 해피엔딩 스토리!
2. 작품 해석
극단적으로 요약하자면 "가난한 천애고아가 귀족 남자를 만나 팔자를 고쳤습니다." 로 정리될 수도 있겠지만 소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무려 170여 년 전 여성의 지위를 상상하자면 소설 속 제인은 실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자기 주도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이다. 자신을 차별하는 외숙모에게도 비굴하지 않고(그래서 더 큰 미움을 받게 되지만),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신분도 높고 남자인(그 시절에 남자라는 성별만으로도 우월한 위치) 로체스터에게 당당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그가 온전한 상태 즉, 장애가 없는, 미혼의, 귀족남자였을 때가 아닌 장애를 가진, 불우한 과거를 가진 초라한 상태에서 그를 선택하고 온 마음으로 다가가 사랑을 쟁취한 것도 그녀의 주도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시대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이 시대에도 남자의 지위나 돈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여자들이 많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 무려 170여 년 전 여성이 이런 주체적인 선택으로 인생을 개척해 나간 것은 놀라운 일이다. 소설 속 제인은 이렇게 말한다. "제 주인은 오직 저 자신 뿐이에요. 살아있는 한, 두 번 다시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에요."
3. 시대적배경, 작가의 삶
<제인 에어>라는 여성의 이름이 제목인 소설이라니! 그 시절에는 그 사실만으로도 획기적인 사건이지 않았을까? 소설의 제인이 그 시절 얼마나 주체적인 여성이었는지 알아보기 보기위해서는 먼저 그 시대의 여성상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837년부터 1901년까지의 기간을 빅토리아 시대라고 하는데 그 시대에는 여성의 행동, 외모, 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해 엄격한 사회규범이 있던 시대였다. 여왕이 통치했으나 여성은 순종해야만 했던 시대. 교육보다는 가사와 결혼에 집중되었던 시대. 제인 에어는 여성의 역할이 엄격히 제한됐던 시대에 탄생된 소설이었다.샬롯브론테는 1846년 제인에어로 큰 성공을 거두고 그 뒤로 셜리(1849), 빌레트(1853)라는 작품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이 두 작품 모두 제인 에어와 같이 19세기 여성들의 삶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들은 성 역할, 계급 투쟁, 정체성과 자기 실현을 위한 탐구와 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탐구되는 문제들을 다룬다. 작품의 성공과는 달리 그녀의 개인적인 삶에는 큰 불행이 있었는데 이 시기에 그녀는 폭풍의 언덕 작가 동생 에밀리 브론테와 또 다른 형제자매인 앤과 남동생까지 모두 잃는 큰 아픔을 겪는다. 또한 그 사이 몇몇 남자들에게 청혼을 받지만 모두 거절한다. 그러다 아버지의 부목사인 벨 니콜스에게 네번째 청혼을 받고 그와 결혼한다. 서른 여덟살. 늦은 나이에 임신하게 된 그녀는 결국 여러가지 합병증을 겪고 결혼 9개월만에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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